가을 산행의 에티켓
바야흐로 가을 산이 발자국 소리로 북적거릴 시기다. 하루에도 수많은 이들이 단풍을 즐기기 위해 가을 산으로 향하는 까닭이다. 산행을 보다 쾌적하게 즐기려면 꼼꼼한 장비 준비는 물론 산행하는 이들을 배려하는 에티켓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가을 산행은 기본적으로 일찍 시작하고 일찍 마치는 것이 좋다. 높은 산일수록 낮의 길이가 짧고 계곡일수록 어둠이 일찍 찾아오는 까닭이다. 산행이 늦어질 때를 대비해 간단한 손전등이나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해드랜턴을 구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장은 기온편차를 위한 보온점퍼, 햇살차단용 모자, 속건성 속옷 등을 꼼꼼하게 구비한다. 대체로 간편한 옷차림이 좋은데, 화학섬유로 된 속건성 속옷은 쾌적함을 유지시켜준다. 갑작스러운 바람과 비를 막을 수 있는 윈드재킷이나 판초우의도 반드시 필요한 목록이다.
산행에 나설 때는 언제나 초보자라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는 길도 지도를 보면서 짚어나가고, 등산로로 표기된 길이 아닌 곳은 길을 잃을 수 있음은 물론 해충이나 독사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산행으로 인한 호기에 젖어 ‘야호’를 연발하는 행동은 삼가한다. 야생동물을 놀라게 해 먹이활동은 물론 안정된 번식까지 방해함으로써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긴급 상황에 처한 게 아니라면 절대 큰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보행 중 심심함을 덜기 위해 라디오 등을 켜놓고 걷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산에서는 새 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 물 소리 등 자연이 내는 소리 외에는 모두 소음공해임을 명심하자.
산에서는 오가는 사람들끼리 가벼운 목례나 ‘힘내세요’,
‘좋은 산행 되세요’ 등 부담스럽지 않은 인사를 건네는 것이 예의다. 좁은 등산로에서는 내려가는 사람이 걸음을 멈춰 올라오는 이에게 길을 양보하도록 한다. 이때 배낭 등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한다.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길 옆에서 쉬도록 하며, 과일껍질은 야생동물들이 잘 먹지 않으므로 다시 챙겨가도록 한다.
산행은 체력 소모가 많아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므로 적당량의 물과 간식을 준비한다. 물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자신의 물을 다 마셔 다른 사람의 물통을 빌리는 것은 기본적인 산행 에티켓에 어긋나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