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안전도와 보험료와의 관계
혹시 자동차의 안전도는 보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국산차는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믿음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그렇다면 국산차는 해외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인정받을까?
국산차의 주요 수출 시장이면서 자동차 선진국이라 일컫는 미국에서는 차량의 안전도를 철저히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시장에서의 차량 판매 기준 및 보험료 산정에 기여하기도 한다.
미국에 차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NHTAS(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의 NCAP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수출인증을 받을 때만 중요하고, 실상은 IIHS(고속도로 안전 보험연구원)라는 곳에서 평가한 충돌안전성의 공신력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IIHS는 미국 자동차보험 회사들의 출연으로 1969년 세워진 기관이다. 그동안 다양한 충돌시험 방식이 도입되었고 요즘처럼 안전벨트나 에어백 장착이 일반화된 것은 IIHS의 공로가 크다. 이곳에서는 충돌안전성을 크게 네 단계로 분류하는데 가장 높은 등급은 G(Good), 그 다음이 A(Acceptable), M(Marginal), P(Poor)의 순이다. 이러한 IIHS의 평가는 미국 내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책정할 때 하나의 기준이 된다. 또한 동급 경쟁차와 한눈에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최근의 테스트에서 혼다 어코드는 최고등급(정면, 측면, 후면 모두 G등급)을, 현대 쏘나타는 측면충돌 성적이 A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소형차 등급에서는 토요타 야리스가 가장 안전한 차로, 시보레 아베오(GM대우 젠트라X)는 정면 A, 측면 M, 후면 P등급을, 현대 엑센트(베르나)와 기아 리오(프라이드)는 각각 A, P, P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안전도를 평가할 때는 정면이나 측면 충돌시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따라서 후방충돌 때 더미의 목 부위 등의 부상을 따져보게 된다. 현대차의 경우는 베라크루즈(2007년 8월 이후 모델)와 싼타페, 앙트라지(카니발과 동일한 북미 전용 모델) 세 모델만 정적·동적 평가에서 G등급을 받았다.
IIHS의 충돌시험 결과는 산하기관인 고속도로 차량손실통계소(HLDI)가 보험금 지급액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보고서의 기준이 되며, HLDI는 상해손실지수 외에도 도난손실지수, 충돌손실지수, 모델별 사망률 추산 자료 등을 만들어 보험사에 제공한다. 미국 보험사들은 해마다 보험금 지급 명세를 분석해 메이커별 모델별로 등급을 조정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입은 됐으나 안전성과 밀접한 상해손실지수나 도난손실지수 등의 집계는 아직 미미하며 손해율의 경우에도 최근 1~2년 사이에 공개되어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