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각

2008. 10. 10. 09:21


지난 1972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삼청각은 한때 ‘밀실의 공간’으로 통했으나 30여 년이 흐른 오늘날의 삼청각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복합 전통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광화문 돌담길을 끼고 청와대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삼청각은 이제 도심의 한복판에서 고즈넉한 산사의 앞마당을 보는듯한 품격을 보여준다.
 
■ 삼청동 속 전통공간, 삼청각

삼청각을 품고 있는 인근의 삼청동은 옛부터 맑은 기운이 서린 동네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산이 맑기로(山淸) 유명한데 뒤로는 북악산이 등받이처럼 버티고 있고, 여름이면 적송의 싱그러운 향내가 천지에 진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삼청동은 물이 맑기로도(水淸) 손꼽히는 동네다. 하여 옛 사람들은 삼청동 맑은 물에 소원을 담아 신선들에게 제를 올렸으며, 지금도 삼청각에 가면 북악산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천연 암반수를 맛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삼청동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인심도 남다르다는(人淸) 평을 받는 동네다.

즉,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동네가 삼청동이요, 삼청각이라는 이름은 이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의 집을 의미하는 태청(太淸), 옥청(玉淸), 상청(上淸)에서도 그 명칭이 유래한다.

고풍스런 자태를 뽐내는 한옥의 멋스러움과 함께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는 여유로움마저 느끼게 해 준다. 삼청각은 총 6개의 한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음속에 자연을 담듯 고요한 산책길과 쉼터도 마련되어져 있다.

주 건물인 일화당은 민족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곳에는 전통놀이마당을 비롯하여 공연장, 한식당과 전통찻집 ‘청다원’ 등이 들어서 있다. 건물 안 복도에는 전통악기와 조각품들이 고전적인 멋을 한껏 풍기는데 청청한 하늘이 펼쳐진 날이면 청다원 유리 너머로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다.

일화당 뒤편으로는 청천당과 천추당이 마주 서 있는데 전통 한지공예나 목공예, 전통혼례와 국악 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행사와 이벤트가 주로 이곳에서 행해진다. 바로 옆 언덕에는 팔각 모양의 유하정이 있어 일상에 지친 이들의 심신을 맑게 정화시켜주는데 그 옆 작은 계곡을 따라 선녀탕이 흐르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 시각적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취한당과 동백헌에서는 선조들의 솜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규방강좌와 전통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각종 강좌와 공연의 핵심 키워드는 ‘전통’으로 대부분 전통을 계승하고 소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바로 자연을 벗 삼아 우리 고유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풍류문화공간으로 새로운 탄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창극과 가무악극, 어린이 국악 강좌나 우리 문화 체험,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장인들의 각종 공연 등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이렇듯 새롭게 탈바꿈한 삼청각은 복잡한 서울의 한복판에서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들에게 환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 삼청각에서만 가능한 보고 체험하는 전통문화

이곳 삼청각에서는 자연에게서 배운다는 의미로, 보고 즐기는 다양한 ‘풍류체험’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본관인 일화당을 제외한 5개의 별채에서는 각각 활쏘기인 궁도를 비롯해 한국의 소리와 장단을 배울 수 있는 국악, 조선 여인네들의 다양한 규방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규방공예, 한국의 전통적인 차예절을 배울 수 있는 다례, 전통종이 한지를 이용하여 섬세한 아름다움과 실용성 있는 공예품을 만드는 한지공예 등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4개월 동안 한국의 문화를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도록 정기 강좌가 마련되어 있으며 하루 2~3시간 동안 한국의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고객 맞춤형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이 밖에 ‘특별 풍류체험’이라는 이름으로 ‘궁중다례’체험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는 복식, 음식, 기물, 음악, 무용 등의 왕조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의식으로 풍류 체험자가 외국의 사신이 되어 왕과 왕비가 대접하는 차를 마셔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보는 체험도 가능하여 ‘예술을 풀어내는 곳’이라는 뜻의 전통 예술 레퍼토리 전용관인 ‘예푸리’에서는 국내 최초의 풍류춤극인 ‘바람의 도학’이 일년 이상의 장기공연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모티브로 삼아 전통적인 무용극 양식과 안빈낙도를 꿈꿨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와 도학을 역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 공연은 선비의 춤, 왕조의 춤, 해학과 흥이 넘치는 민간의 춤 등을 자연 그대로 바람처럼 흐르는 노래와 악기 연주로 만나 볼 수 있으며, 공연은 주중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에 시작되고 티켓은 3만2000원부터 5만원까지다.

■ 그곳에서 만나는 특별한 장소 2곳, 이궁 & 다소니

웰빙 한정식으로 한국의 맛을 재현해내는 ‘이궁’은 삼청각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일화당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북악산 맑은 정기를 받은 약수와 100% 국산콩으로 직접 담근 자연재래식 장류로 요리를 선보이며 점심 코스인 낮상, 저녁코스인 수라상 외에도 일반 정식, 일품요리 등의 메뉴도 준비된다. 식사 전 간단한 체질 테스트를 통한 한방차도 제공한다.

전통주, 전통차와 칵테일,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소니’는 전통과 현대의 멋이 잘 어우러진 곳으로 이곳에서는 조선조 왕실에 진상되면서 ‘어주(御酒)’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던 ‘왕주’를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200여 종의 와인을 구비한 와인 바도 갖추고 있으므로 다양한 와인의 향기를 한번쯤 음미해 보자.

날씨가 추운 겨울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는 탁 트인 테라스에서 멋진 경치와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어 느낌이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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