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대두되는 글자들 중 많이 쓰이는 것은 단연 ‘복(福)’이 아닐까요? 특히 복주머니는 새해 시작과 더불어 주머니 가득 복이 담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행운의 의미가 있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정초마다 이른바 ‘복주머니 전쟁’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복을 기원하는 마음들이, 복주머니를 사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황금돼지해 개막과 더불어 ‘복주머니 마케팅’이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황금돼지해의 재물 운을 복주머니에 듬뿍 담아드린다’는 메시지는 소비자들에게는 외면하기 어려운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주머니의 탄생은 신라시대로, 전통 한복에는 물건을 넣을 수 있는 호주머니가 없었기 때문에 따로 주머니를 만들어 허리에 차거나 손에 들고 다녔습니다. 이후 고려, 조선시대에 이를 때까지도 복주머니는 한복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단순히 주머니가 없는 한복의 불편함을 덜면서 장신구의 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쳤답니다. 그래서 이름도 귀퉁이가 각진 주머니면 귀주머니, 둥그스름하면 두루주머니라고 불렀습니다.

주머니에 복이 깃들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의 관습이 널리 전파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설날이나 정월이 되면 친척이나 자손들에게 행운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맞이 선물을 전해주는 풍습이 있었는데, 특히 궁중에서는 음력 정월 첫 해일(쥐의 날)에 볶은 콩 한 알씩을 붉은 종이에 싸서 넣은 주머니를 종친들에게 보내주곤 했습니다. 쥐의 날에 주머니를 차면 일년 내내 귀신이 물러가고 대신 만복이 깃든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렇게 복주머니라는 복스러운 이름이 붙은 것도 그때입니다.

일반 서민들은 복이 담기는 주머니라 해서 ‘줌치’라 부르기도 했답니다. 물론 당시에는 신분차별이 있던 시절이라 남녀 모두가 착용하되, 신분에 따라 복주머니의 감(천), 색상, 장식을 차별했습니다. 하지만 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만은 두루 통했다고 합니다. 

다채로운 색채의 비단에 길상의 뜻을 지닌 한자 수(壽)·복(福)·부(富)·귀(貴) 글자를 수놓아 만든 복주머니. 굳이 세뱃돈을 넣지 않아도 복주머니에는 기본적으로 두둑하게 복이 들어 있습니다. 새해벽두, 정갈한 마음으로 복주머니를 지어 주변의 소중한 이들에게 복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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