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018. 11. 6. 13:06


또 덧없이 한해가 저물어간다.
붉게 물든 가을이 익어가는데
지난 겨울의 겉옷을 못벗은 삶의 무게는
떨어지는 단풍에도 타오르지를 못한다.

단 한번이라도 붉게 타올라야 하건만
그저 뒤산 언덕저리에서 홀로 남아
발치에 떨어진 단풍잎을
툭툭 차버린다.

부르다 만 노랫가락처럼
멈춰버린 내 가을 속으로
뚜벅 뚜벅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흘러보낸다.

어이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세월에 홀린듯
까닭없이 치미는 울화를 속으로 넘기며
또 한해 붉은 단풍을 한없이 바라본다.

벗고자 하면 벗을 수 있을련만
그저 물드는 단풍에도
지나간 세월만 탓하는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샘밑 안원해

'아침을 여는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물  (0) 2018.11.14
친구를 떠나보내며  (0) 2018.11.14
시간  (10) 2018.06.15
단 하루의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0) 2014.10.13
꿈! 그 자체가 희망이다  (0) 2014.06.25
BLOG main image
건강한 삶, 즐거운 삶,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가치노을의 세상이야기 by 가치노을

공지사항

카테고리

가치노을 (504)
孝이야기 (3)
세상이야기 (257)
일상다반사 (98)
아침을 여는 좋은글 (46)
여행이야기 (15)
자동차이야기 (85)

글 보관함